내플리

가을방학 -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Dimas 2020. 7. 23. 03:36

화요일에 고등학교 친구를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다른 친구들은 그래도 가끔 보고 있지만 그 친구는 학교 다닐 때 친했는데도 졸업하고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날 꿈들이 유독 학창시절 배경이었다. 나는 여전히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학교가 끝나면 컴퓨터실로 가기도 했다.

마지막에 꾼 꿈은 대학생이었다. 서울을 놀러 갔다가 만난 사람이 내 학교가 있는 도시에 내려왔는데 비가 많이 온다는 얘기를 듣고 근처에서 찾다가 꿈에서 깬 것 같다.

자주 잠에서 깼다가 다시 자느라 꿈을 한 다섯 번 정도 꾼 것 같은데 학창 시절 꿈들의 처음은 네 연락이었다.

사실 내 학창시절에 너를 빼면 서운하다. 내 고등학교 졸업식날 사진마저도 네가 나오지 않은 사진을 찾기가 힘들다. 아마 엄마랑 단 둘이 찍은 사진 빼면 정말 한 장도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친했던 우리의 연락이 끊어진 건 졸업식과 그렇게 멀지 않았다. 서로의 복잡한 사정이 있었겠지.

꿈에서 그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가끔 그 친구가 나오는 꿈을 꾼 적이 있었지만 친했을 때로 돌아간 꿈이었지 지금처럼 오랜만에 연락하는 꿈은 처음이었다. 인스타 dm으로 연락이 와서 서로 안부를 물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잘 지냈느냐고.

나도 연락을 안했던건 아니었다. 한 번도 연락이 되지 않았을 때 정말 우리 사이가 여기까지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한동안 그런 생각도 했다. 굳이 연락해서 내가 불편하게 하는걸까? 싶기도 했고, 이제 와서 연락이 된다고 해서 우리가 옛날처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이미 지나간 인연을 억지로 붙잡을 필요가 있냐고 말이다.

근데 또 이런 꿈을 꾸고나니 예전처럼 친하게 지내지는 못하더라도 그저 마음 잘 맞는 친구로, 가끔 웃으면서 연락하고 지내는 정도로만이라도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노래는 정말 어렸을 때 그 친구가 노래방에서 불렀던 노래다. 이 노래 덕분에 가을방학을 알게 됐고, 가을방학 노래를 듣기 시작하면서 다른 인디 노래들을 듣기 시작했다. 어쩌면 지금의 내 음악 취향을 찾게 해 준 첫 노래인 것 같기도 하다.

그 친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노래들이 참 많지만 오늘따라 이 노래가 듣고싶었다.

 

만약이라는 두 글자가 오늘 내 맘을 무너뜨렸어

어쩜 우린 웃으며 다시 만날 수 있어 그렇지 않니?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우습지만 예전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도 많이 하게 돼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냐

수없이 많은 나날들 속을

반짝이고 있어 항상 고마웠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그렇지만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마음 둘 곳이라곤 없는 이 세상 속에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냐

수없이 많은 나날들 속을

반짝이고 있어 항상 고마웠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그렇지만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마음 둘 곳이라곤 없는 이 세상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