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래 하나에 꽂히면 그 노래만 반복 재생하는 습관이 있다. 이 노래는 그런 노래들 중 가장 최근에 꽂혔던 노래다.
지금 생각해보니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수많은 노래들이 있지만 한꺼번에 많은 노래들을 좋아하게 되어서인지 하나만 반복 재생한 건 오래전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이 노래에 꽂혀있던 건 작년 10월쯤. 한창 말년휴가 나와서 여행 다니는 동안 많이 들었다. 특히 서울여행 가서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가사의 앞부분만 떠올려도 내가 서울에서 갔던 박물관, 전시관이 떠오르고, 세운상가의 모습이 보인다. 어쩌면 추억을 저장할 수 있는 매개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가 찍었던 사진들을 USB에 저장하듯이 내가 보고 느꼈던 것들을 그 노래 안에 저장하는 기분이 들어 가끔은 신기하기도 했다.
Hunter Hayes의 'Invisible'을 들으면 침대에 누워서 전자사전을 두드리며 노래 가사를 번역하던 내 모습이 떠오르고, 가을방학의 '종이우산'을 들으면 시험 보고 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 당시 내가 좋아했던 친구가 추천해준 인터넷 소설을 보는 내 모습이 떠오르고, 봄날의 '전부 없던 일로 해요'를 들으면 한창 우울해하며 차에서 이 노래를 부르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이런 나 자신의 모습들이 멜로디에 저장되어 기억에 남는다는 건 참 신기한 경험이다.
그만큼 나에게는 소중한 노래라는 소리다. 계피의 맑은 목소리로 시작되는 부분만 들어도 그때의 감성이 올라온다.
가장 좋았던 부분을 뽑고 싶었는데 모든 부분이 좋아서 뽑을 수가 없다. 그중에서도 굳이 뽑자면 이 부분이 가사와 목소리 멜로디 모든 부분이 가장 아름답게 섞인 부분인 것 같다.
너와 함께 걷던 서교동 거리에
지금은 비가 내려 세상은 촉촉하게
이 비가 그치고 햇살이 내리면
잠에서 깨어날 너
언젠가 이 노래를 들으며 서교동의 거리들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가 아닐까 싶다.
가끔 서울을 가고 싶을 때, 그때가 그리울 때 이 노래를 들으며 위안을 삼기도 한다.
전체 가사
눈을 뜨면 내 얘길 들어줘
네게 하고 싶은 말들이 있어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고 싶다던
너의 고백에
두려움이 앞서기도 하지
모든 겨울을 지나왔을 네게
이 봄을 담아서 온기를 담아서
노래 부를게
너와 함께 걷던 서교동 거리에
지금은 비가 내려 세상은 촉촉하게
이 비가 그치고 햇살이 내리면
잠에서 깨어날 너
미래는 한걸음씩 우리 곁을 찾아오고 있고
우리의 항해는 이제 여기 시작되려 하지
푸르게 피어날 4월의 노래 네게 주고 싶어
우리는 올해도 죽지 않고 살아갈거야
미래는 한걸음씩 우리 곁을 찾아오고 있고
우리의 항해는 이제 여기 시작되려 하지
푸르게 피어날 4월의 노래 네게 주고 싶어
우리는 올해도 죽지 않고 살아갈거야
살아갈거야
https://www.genie.co.kr/detail/songInfo?xgnm=88745932
(위 이미지와 가사는 지니뮤직에서 복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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